테마에 데모 페이지까지 불러오면 첫날부터 사이트가 그럴듯해진다. 대신 테마를 만든 회사의 로고와 문구가 사이트 곳곳에 함께 온다. 나는 눈에 보이는 건 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 내 글을 열었다가 사이드바에서 모르는 사람의 자기소개를 만났다. 워드프레스 테마 데모 삭제를 어디까지, 어떤 순서로 해야 놓치지 않는지 실제로 새어나간 자리 그대로 적는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이건 테마의 결함이 아니다. 앞 편에서 고른 무료 테마라서 생기는 일도 아니고, 아바다 같은 유료 테마를 사도 똑같이 겪는다. 데모 불러오기가 원래 그런 기능이다.
AI로 부업 블로그 세우기 — 워드프레스 세팅기 · 전체 5편
- 워드프레스 티스토리 비교, 무료를 버리게 한 근거 4가지
- 블로그 도메인 이름, 기준 4개로 30분 만에 정했다
- 워드프레스 호스팅 비교, 월 450원 카페24로 시작했다
- 워드프레스 무료 테마, 성능표 대신 설명서로 정했다
- 워드프레스 테마 데모 삭제, 글 페이지부터 열어봐야 한다 (지금 읽는 글)
데모 페이지를 불러오면 남의 흔적도 같이 온다
데모 불러오기는 만든 회사가 완성해 둔 데모 페이지 전체를 내 사이트에 복사해 오는 기능이다. 그러니 로고와 홍보 문구, 나중에 채우라고 비워둔 임시 자리까지 그 회사의 흔적이 함께 오는 게 당연하다.
나는 지울 목록까지 미리 만들어 뒀다. 파비콘, 상단 로고, 첫 화면의 큰 문구, 홈 본문의 홍보 문단, 클릭을 부르는 배너, 카테고리 카드, 맨 아래 제작자 표기. 파비콘은 브라우저 탭에 뜨는 작은 아이콘이다.
일곱 개를 순서대로 지우고 홈 화면을 새로고침했다. 깨끗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홈은 깨끗했는데 글 페이지는 아니었다
사이트를 여기저기 눌러보자 목록에 없던 게 나오기 시작했다.
홈의 카테고리 영역 세 번째 칸은 그냥 빈칸이 아니라 데모의 임시 자리였다. 방문자 화면에 점선 상자와 더하기 아이콘이 그대로 보였다. 첫 화면 문구 끝에 데모용 글자 test가 붙어 있던 것도 뒤늦게 발견했다.
가장 위험한 건 글 옆 사이드바였다. “안녕하세요! WPlaybook입니다”라는 소개와 로켓 그림이 든 위젯이 살아 있었다. 이 위젯은 홈에서는 안 보이고 개별 글 페이지에서만 뜬다.
홈만 확인하고 끝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애드센스 심사관이 내 글을 여는 순간, 남의 자기소개가 이 사이트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위젯의 내용은 코드 덩어리로 뭉쳐 저장돼 있어서, 관리자 화면의 텍스트 검색으로도 잡히지 않았다.

워드프레스 테마 데모 삭제는 페이지 종류별로 한다
워드프레스 테마 데모 삭제를 지울 목록 하나로 끝내려던 방식 자체가 틀렸다는 결론이 나왔다. 잔재는 페이지 종류를 따라 숨기 때문이다. 사이드바 위젯은 글 페이지에만, 어떤 문구는 검색결과 화면에만 나타난다.
그래서 점검 순서를 바꿨다. 홈, 개별 글, 카테고리 목록, 검색결과, 주소를 잘못 쳤을 때 나오는 404 화면. 이 다섯 종류를 하나씩 열고, 각 화면에서 테마 회사 이름을 문자열로 검색한다. 눈으로 훑는 대신 브라우저의 페이지 소스 보기에서 이름을 찾으면 안 보이던 자리까지 걸린다.
데모를 아예 안 불러오는 선택지도 있다. 워드프레스 공식 테마 안내는 테마 설치와 데모 가져오기를 별개 동작으로 설명한다. 다만 빈 화면에서 시작하면 초보는 어디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부터 막힌다. 나는 데모를 불러와 구조를 배우고 지우는 쪽을 택했고, 그 대가가 이 점검이었다.

제작자 표기를 지운 건 AI였다
잔재를 치우는 일은 상당 부분 AI에게 맡겼다. 지울 목록을 주고 순서대로 처리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결과를 확인하다 보니 사이트 맨 아래 띠에 있던 한 줄까지 사라져 있었다. “이 테마는 ○○이 만들었습니다” 같은 제작자 표기다. 흔히 푸터 크레딧이라고 부른다.
바로 되돌리라고 했다. 그건 잔재가 아니다.
기준은 여기서 분명해졌다. 지울 것은 남의 브랜드가 내 정체성 행세를 하는 것들이다. 로고, 자기소개, 홍보 배너, 임시 자리. 남길 것은 만든 사람의 이름 한 줄이다.

올백 테마는 워플(WPlaybook)이 무료로 배포한 것이다. 이 테마 덕에 워드프레스를 처음 만진 내가 혼자 세팅을 끝냈고, 속도 점수 100점까지 받았다. 받아 쓰면서 만든 사람 이름 한 줄을 떼는 건 절약이 아니라 결례다.
애드센스 심사에서 문제가 되는 건 남의 로고가 내 간판인 상태지, 맨 아래의 정당한 제작자 표기가 아니다.
이 일에서 하나 더 얻었다. AI에게 “정리해”라고 하면 지워도 되는 것과 지우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둘 다 그냥 남의 이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선을 긋는 건 결국 사람 몫이었다.
초록색은 코드로 덮지 않고 팔레트에서 바꿨다
잔재를 걷어내자 마지막으로 색이 남았다. 테마 기본 초록색을 내 브랜드 남색으로 바꿔야 했다. 마침 제목 색을 강제로 덮어쓰는 코드를 준비해 둔 상태라 붙여넣기만 하면 됐는데, 그 직전에 기존 설정을 열어본 게 다행이었다.
거기엔 내가 만들어 둔 제목 상자와 형광펜 꾸밈이 2천 자 가까이 있었고, 새 코드와 적용 대상이 겹쳤다. 그대로 붙였으면 내 디자인이 소리 없이 지워질 참이었다.
색을 쥔 곳은 따로 있었다. 커스터마이저, 그러니까 테마 디자인 설정 화면의 색상 팔레트였다. 코드로 덮는 대신 여기를 바꿨다. 초록 값 두 개를 브랜드 남색으로 바꾸자 제목 상자와 링크, 버튼, 카테고리 표시가 한 번에 바뀌었고 내 디자인은 그대로 남았다. 화면의 증상을 코드로 덮기 전에, 그 색이 어디서 오는지부터 찾는 게 순서였다.
블로그 하나를 세우며 내가 고른 것들
여기까지가 블로그 하나를 세우는 과정 전부였다. 내가 고른 것들을 하나씩 되짚으면, 다섯 번의 선택은 매번 기준이 달랐다.
플랫폼은 지금 편한 쪽 대신 고점이 높은 쪽을 골랐다. 무료를 포기하게 만든 근거는 결국 자동 발행 하나였다. 도메인 이름은 무르기 어려운 항목이라 탈락 기준 4개를 먼저 세웠고, 며칠짜리 고민이 30분에 끝났다.
호스팅은 반대로 언제든 옮길 수 있는 항목이라, 이사 가능함을 확인하고 월 450원짜리를 유지했다. 테마는 자동 발행 기준으로 후보를 갈랐는데 마지막 칸을 채운 건 한국어 설명서였다. 그리고 이번 글은 다 지은 집에서 남의 흔적을 찾아 지우는 일이었다.
이 선택들을 혼자 다 한 건 아니다. 항목마다 AI에게 자료 조사와 비교표를 맡겼고, 내 조건에서 무엇이 무거운지는 같이 따졌다. 고르는 건 매번 내 몫이었지만 고를 재료는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졌다. 워드프레스를 처음 만진 사람이 이 과정을 며칠 만에 지난 건 그 덕이 크다.
이제 로고도 소개도 색도 전부 내 것이다. 시리즈를 연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게 됐다. 초보가 혼자, 테마값 0원에 호스팅 월 450원으로, 자동 발행되는 블로그를 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집을 다 지었다고 손님이 오는 건 아니라서, 지금 이 사이트를 아는 사람은 나뿐이다.




